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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댓글 남기는 이유?

세감터 2008. 12. 12. 06:50
다른사람의 블로그에 댓글을 남기는 이유가 뭔지 궁금합니다.

전에는 바쁜 일상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다지 블로그들을 둘러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블로그를 시작한 3개월전부터 메타블로그를 통해 다른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글들을 읽어왔습니다.

주로 읽는것이 내가 관심있어하는 주제로 한정되기는 하지만 많은 글을 읽어왔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사에 대한 얘기, TV물에 대한 얘기, 취미등의 소소한 얘기들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별로 읽고 싶은 생각도 없고요.)

개중에는 좋은글도 많이 있었지만,
짧은 식견으로 바라보기에도 수준이하의 글들도 많이 봐왔습니다.
그런 글에는 꼭 한마디 댓글을 남기곤 합니다.
악플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제넘지만 좀 더 다른 시각을 일깨워주고 싶어서 한마디 적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러면 돌아오는 반응은 비슷합니다.
'개인적인 공간에 내맘대로 글을 쓰는데 무슨 참견이냐'는 대응이 대부분입니다.

반면에 좋은 글을 보면,
또한 댓글 한마디 남기지 않을수 없습니다.
좋은글에 동참하고 싶기도 하고,
또, 내 의견이 틀릴수도 있겠지만
한마디 첨언함으로써 그 글이 좀 더 발전했으면 하는 어렴풋한 소망으로
주저리주저리 부족한 글 실력으로 댓글을 달아보고는 합니다.

제 경우는 아니지만,
남의 글에 자신의 의견을 남기는 행위에 대해 충격적인 한마디를 본 적이 있습니다.(제 경험상으로는 다분히 충격적인 한마디였습니다.)

'댓글 쓰는 주제에 원글쓴이보다 더 튀려고 노력한다'

이건 분명히 댓글은 그 원글보다 더 튀면 안된다는 뜻이 포함되어있는 비난조의 말입니다.
그러면 댓글은 어떤것을 남겨야 하는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그 원글에 대해 칭찬해주고, 그 글을 쓴 노고를 치하해주는,
한마디로 글쓴이에게 거슬리지 않는 글을 써야만 한다는 것일까요?
그래서 남는게 무엇인가요?

인기관리?
자기 블로그로의 트래픽 유입?

블로그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해집니다.
블로그에 왜 댓글을 남기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블로그를 '소셜미디어'라고 본다면
윗분의 말은 분명히 틀린 말입니다.
자신의 생각, 의견등을 세상에 내놓은 도구로 블로그를 사용한 것이고, 그에대한 비판은 각오를 해야합니다.
때론 그 비판이 혹독할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무비판적인 칭찬일색의 댓글문화가 만연해있습니다.
좋은말은 해도 나쁜말은 안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이 좋은것일까요?

블로그를 일기장의 다른 표현이라 생각한다면 윗분의 말은 옳습니다.
웬만해서는 칭찬 한마디 해주고, 별로다 싶은글은 무시해버리면 됩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일기장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엄연히 인터넷이라는 큰 바다를 향해 던지는 자신의 의견입니다.
그것이 틀렸다면 비판받을 각오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글을 읽는 사람은 단호하게 비판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글쓴이도 발전을 할 수 있고, 그 글을 본 다른사람들도 조금은 더 넓은 시각을 견지할 수 있게 될것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블로그의 수준이 높아질것입니다.
글을 쓰는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날카로운 비판이 두려워서 글을 쓰는것을 좀 더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에는 블로그 주인장의 독선밖에는 남는것이 없을것입니다.

제 얘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주변의 몇몇분들이 블로그에 있는 요리법을 따라했다가 낭패를 본적이 한두번이 아니라 합니다.
그대로 따라했는데 너무 맛이 없더라는것이죠.
당연한 얘기입니다.
블로그에 요리법을 올리는 사람은 요리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저 시간이 남아서 주저리주저리 글을 써놓고, 사진으로 이쁘게 포장해서 블로그를 통해 올려본것일 뿐인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 글에는 비판을 하는 댓글이 없습니다.
모두들 칭찬일색입니다.
한두명 비판을 해보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다른사람들의 표적이 됩니다.
입맛이야 사람마다 다 다르다는 것이죠.

IT관련 리뷰나 소식들을 전하는 블로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충 써도 반응이 그럭저럭 좋으니까, 점점 편하게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남다른 가치를 전달하기보다, 인기관리에 나선듯한 모습입니다.
깊이있는 지식을 전달하는것보다는 주저리주저리 씁니다.
그래도 이 블로고스피어에서는 통하니까요.
'100명은 속일수 있어도 1명 전문가는 속이지 못한다'고 무릅팍도사에서 조수미씨가 그러더군요.
우리의 블로거들은 죄송하지만
'한명의 전문가를 속이지 못할 지언정 100명은 속일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댓글이 없기 때문입니다.
비판할수 있는 용기있는 댓글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뭔가 분명히 경계해야 할 일이 지금의 블로고스피어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글주변이 없어서 생각을 글로 제대로 표현을 못하겠습니다.
혹시 비슷한 생각을 하는분이 계시면 이 주제에 대해서 좀 같이 떠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반드시 이슈화하고 싶은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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