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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log)란 무엇일까?

세감터 2008. 12. 15. 10:39

ducks on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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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란 무엇일까요?

로그를 남기다, 로그인, 로그오프, 그리고 웹로그...

컴퓨터와 인터넷을 쓰면서 거의 일상용어처럼 매일 사용하게 된 log라는 용어의 뜻은 무엇일까요?

사전적인 의미를 찾아보니 뜬금없게도 통나무라는 단어가 튀어나오더군요.
통으로 잘려진 원목인 통나무라는 뜻입니다.

통나무와 인터넷, 컴퓨터를 시작하는 단어와의 연관성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그래서 고민고민 하다가 백과사전을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고민이 해결되더군요.

배의 속력이나 항주한 거리를 계측하는 장치의 총칭.

배의 선수에서 통나무를 띄워서 배의 선미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재는 방식의 배 속력측정기를 그 도구의 이름을 그대로 붙여서 '로그'라고 부른것입니다. 물론 직접 본적이 없으니 기록도 같이 남기는 기능이 있겠거니 합니다.

그런데 왜 속도를 측정하는 기계의 이름을 컴퓨터를 이용하는곳에 사용하기 시작했을까요?
그것은 지금처럼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서 멀티태스킹, 멀티유저가 가능하지 못했던 옜날로 돌아가면 답이 보일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선수에서 선미까지의 시간을 잰 것처럼, 극히 한정된 자원이었던 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시간과 끝낸시간을 재기 위해 로그-인, 로그-아웃사이의 사용시간으로서 사용자들을 통제한 것입니다.

물론 시작은 그러했지만,
지금에 와서 '속도측정계'라는 구닥다리가 되어버린 사전적 의미를 고집할 수는 없겠지요.(아직도 배에는 그런 명칭이 달린 기계를 볼수는 있겠군요.)

그렇게 시작한 '로그'라는 명칭은 이제는 인터넷과 컴퓨터를 하기 위해 아마도 가장많이 사용하거나, 무의식적으로 가장많이 염두에 두고 있는 단어가 되었을것입니다.(로그인해야되나? 로그인 안했나? 로그오프하고 나갈까? 로그인 계정이 뭐였더라? 등등^^)

그리고 블로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것처럼 Web + Log 의 합성어에서 어두가 떨어져 나간 경우입니다.(web+log -> we+blog -> blog)

이글의 논리대로라면 블로그는 웹을 사용한 자취, 또는 웹에 기록을 남기는 도구가 될것 같습니다.
물론 시작은 단순히 시간과 시간, 그 사이의 거리등을 재는 무미건조한 의미가 내재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객관적입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한 공식적인 기록이 됩니다. 그리고 정확성이 담겨있지요. 지극히 서구적이고 기계적인 냄새가 다분합니다.

그러한것이 제가 느끼기에 우리나라의 수많은 서정적인 블로거들에 의해 참 따뜻하고 정감넘치는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마른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글쓴이 자신의 정감이 듬뿍 담긴 따끈따끈한 얘기들,
주변의 소소한 재밋거리들,
가슴아픈 얘기를 가슴으로 써내려간 한편의 수필같은 얘기들,
매뉴얼 만이 아닌 프로그램을 써보니 이럴때 저럴때 사용하기에 좋더라는 실제 생활에 접했을때의 얘기들,
요리를 하는 방법보다, 그 요리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얘기들...

등등

무미건조한 '로그'라는 단어에 자신의 진솔한 삶을 투영한 '라이프로그' 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그런 진솔하고 가슴따뜻한 얘기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뜬구름같은 인기만을 쫒는 것보다는 더 가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 이런 허무맹랑한 생각에 종지부를 좀 찍어주세요. 감당도 못할 주제를 꺼내버려서 마무리도 못하겠어요 ^^

PS
누군가가 '로그'의 사전적 의미가 '일기'라고 하는것에 욱해서 따지려다가,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다 싶어서 쓰게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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