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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든 안믿든...

세감터 2009. 3. 23. 22:14
Ⅰ.
어릴때부터 천주교신자였다.
하나님을 믿고 싶어서 성당을 다닌것은 아니다.
그당시 무슨바람이 불었는지,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근처에 새로 생긴 성당을 다니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버린적이 있었다.
그때 우리 동네의 다른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성당을 다니게 되었고, 영세와 견진성사를 받는것이 하나의 계급장처럼 자랑거리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영세를 받고 베드로라는 세례명도 받고 친구 아버지가 대부가 되어주셨다.
그게 내가 천주교를 믿게된 계기이고, 시작이었다.
당연히 하나님에 대한 믿음같은건 전혀 없었다.
다만 그 이후로 20년이 넘게 성당을 다니면서, 종종 겪게 되는 어려운 일이 있을때마다, 미사시간에 앉아서 막연히 기도를 하는 버릇이 생겨있었고, 그러고 나면 신기하게도 어렵게만 느껴지던 문제거리가 의외로 쉽게 풀리거나, 내가 원하는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경험을 몇번 하게되면서, 아마도 자기암시라는 생각정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이것저것 주워들어가면서 이제는 태양숭배사상의 한 아류라는 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어져있는 상태다. 하여튼 하니님이라는 존재를 믿지는 않는편이다.
그렇지만 지금도 성당을 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성당을 다녀오면 뭔가 마음이 많이 안정되어있다는 느낌을 가지곤 한다. 하나님을 맏든 안믿든 이런것이 내가 성당을 다니는 이유이다.

그런데 오늘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성당의 미사시간은 엄숙함이 있다. 자유스러움보다는 엄격한 절차에 따른 엄숙함을 중요시한다.
다함께 기도문을 외우고, 다함께 성가를 부르고, 다함께 절차에 따라 앉았다 일어서거나 묵례를 하는등 비교적 철저한 절차를 따라서 여러사람이 일심으로 미사를 다 바치고 잠깐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한 후에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약간 템포가 틀리거나, 비뀐 기도문에 적응하지 못하고 약간 어긋나는 경우에는 무의식적으로 얼버무리면서 전체에 맞추어나가는 경향이 있다. 누가 뭐라하는 사람도 없지만 전체에 얼버무리며 맞추어나간다.

지금껏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런 영향을 많이 받아왔던듯 하다.  전체에 맞추려 노력하는 경향이 강하고, 전체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이었다.
지금은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아졌긴 하지만, 지금껏 살아오면서 전체 집단에 도움이되는 일만을 해왔지, 나자신만을 위한 일을 해본적이 없다.
그리고 지금 문득 생각해보기에 성당을 다녔기 때문에 그런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성당다니는 사람을 욕하는 사람을 만나지못했다. 그리고 그런면에서 내심 성당을 다닌다는것에 만족하고 작은 자부심도 가지고 있다.

Ⅱ.
잠깐 교회를 다닌적이 있었다.
어릴때 기억으로 교회를 가서 초코파이나 빵, 우유같은것을 얻어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목사님이 수시로 말씀을 하시고, 신자들은 앉아서 자유스럽게 자신의 기도를 하거나 아멘을 계속해서 외쳐대거나 심지어 몸을 흔들면서 무척 무아지경에 빠진 아주머니의 모습도 기억에 남아있다.
연신 믿습니까? 믿습니다! 아멘!아멘!등을 외치면서 비교적 자유스러운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20여년전에 신내동의 한 교회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지금도 별 차이는 없을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이 얘기를 이어나가겠다.

그런 자유스러움의 이면에서 어떤 이기적인 모습을 발견한다면 억지일까?
다른사람이 어떤기분일지 신경도 안쓰고 목사님의 한마디한마디에 연신 아멘아멘을 외쳐대는 모습, 여기서 다른사람의 의견은 상관없이 나만의 기분만 내세우는 모습을 느낄수 있다. 목사님들은 그래서 다들 목소리가 우렁차다. 그런 소음들을 뚫고 여러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달 해야하니까.
그렇게 다른사람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교회에 다니는 수많은 신자들은 목청껏 아멘을 외쳐댄다.

억지일지는 모르겠지만 문득 이런모습에서 몇가지를 유추해내보았다.
지하철에서 악받친 목소리로 불신지옥을 외쳐대는 분들, 뻔히 성당다닌다고하는 사람의 집에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서 유인물주고가는 분들, 다짜고짜 무조건 너는 교회다녀야된다고 하는 분들, 자기맘대로 일을 꾸며놓고 결과적으로는 피해만 입혀놓고 도움을 주기위한것이었기 때문에 당당하신 분들, 등등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바라지도 않는 이기적인 도움들을 주시려 노력하는 분들의 모습에서 이런 이기적인 믿음의 형태가 빚어낸 모습들이 아닐까 상상해봤다.

결론
평소의 습관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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