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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을 처음 만난 느낌

세감터 2008. 11. 12. 06:31
알랭 드 보통

책이라는게
그 책을 읽어본(혹은 그 작가의 책들을 접해본) 사람의
단 한마디만으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나봅니다.

별다른 얘기를 한것도 아니고
단지 대화중에 '알랭 드 보통'이라고
그 이름만 약간 힘주어 말했을 뿐인데,
(그 사람의 어감으로 미루어 짐작하기에, 대단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실어서 말했다는것을 대번 느낄 수는 있었지만)
예전에 어떤 경로를 통해 받아두고(어떤 경로인지는 도통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첫 한두페이지에서 영 진도가 나가지 않고
서재 한켠에 우두커니 꼽혀있던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이란 책이 눈에 아른거린것이 엊그제입니다.
'그래 그런 책이 있었지'
'그 책 저자가 아마도 이사람이 얘기하는 그사람일것이다.'

그리고 다시 꺼내서 읽기 시작했지요.
(참 귀가 얇지요?^^)
그런데 그 얇은 귀 덕에
처음 몇장에 걸친 지루한 페이지들을 인내해내고,
결국은 보석같은 이 사람의 진 면목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어떻게 처음에 그렇게 지루하고 답답하게 끌어가던 이야기들을 모두 무색케 할만큼 그 결말을 멋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여행에 대한 소소한 생각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여러편을 묶어서 써나간 여행 에세이집입니다.
참 괴짜같은 생각들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모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라서 더욱 멋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여행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좀 괴짜스럽긴 하지만
공감하시죠?^^

아직 반도 읽지 못하고 있지만,
아기자기한 표현들을 곱씹으면서 아껴가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다 읽고 나면 독후감 한번 써봐야겠습니다.
자기 개발서들의 홍수로 인해 뭔가 찌들어있는듯한 머리속을 시원한 여행 에세이집 한권으로 깨끗이 청소라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인간은 호텔을 건축하고, 만을 준설하는 등 엄청난 프로젝트들을 이루어내면서도, 기본적인 심리적 매듭 몇 개로 그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울화가 치밀때면 문명의 이점들이란것이 얼마나 하찮게 여겨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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